바이올린의 제작 과정- 원목에서 악기까지

Arts & Music Apr 23, 2025

필자는 바이올린을 꽤 오래했다. 한 11년 했을 것이다. 그 만큼 바이올린에 애정이 많고, 관심도 많다. 그런 필자가 어느날 유튜브에서 공방에서 바이올린 제작하는 과정을 다루는 짧은 동영상을 시청했다. 그 1 분 남짓 되는 동영상이 계기가 되어 바이올린의 제작 과정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고, 이 글이 그 결과다.

일단 바이올린의 구조를 알아보자.

이 사진에서 보다시피 바이올린은 여러 세부 구조가 있지만, 연주하는 사람(필자)의 입장에서는 사실 가장 많이 쓰이는 이름은 턱받침, f-홀, 지판, 목, peg, 브릿지, 그리고 여기에는 표시가 안 되어있지만 바이올린 내부를 지탱하는 사운드 포스트이다. 그래서 이 구조들의 제작 과정을 중심으로 바이올린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겠다.

형태 및 디자인 결정하기

바이올린의 형태는 몇 백 년의 시간 동안 조금씩 바뀌어 왔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유지 되어온 몇 안 되는 악기이다. 바이올린의 크기는 크게 7 종류가 있다. 1/32, 1/16, 1/8, 1/4, 1/2, 3/4, 4/4(full size)인데, 이들의 크기는 정해져 있어서 스트라디바리우스든 수제 중국산 바이올린이든 그 크기는 일정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예외는 있는데, 그 것은 바이올린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명 '집시 바이올린'이라고 불리는 악기들이다. 실제로 집시가 썼을 수도 있는 그 악기들은 전문 제작자가 제작하지 않아 역사를 알 수가 없고, 크기와 모양 또한 표준화된 악기들과 다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의 악기가 공방이나 공장에서 제작되기 때문에, 이런 '집시 악기'는 생산되지 않는다.

재료 선택

바이올린은 줄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이 나무로 제작된다. 바이올린 제작에 쓰이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바이올린의 소리나 특성이 바뀌기도 한다. 보통 몸통 앞판은 침엽수의 한 종류인 가문비나무를 많이 사용한다. 나무의 종류만큼 제작자들이 신경쓰는 요소는 나무가 서식하는 위치인데, 대표적인 예로 스트라디바리는 바이올린을 제작할 때 이탈리아 돌로미티 계곡에 서식하는 가문비나무를 사용했다.
바이올린의 뒤판은 앞판과 달리 단풍나무 등의 광엽수를 사용하며, 보통은 2 조각으로 제작하지만 사람에 따라 하나의 판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바이올린의 목은 검은색 나무인 흑단을 사용한다.

몸체 제작

다음은 다듬은 나무 판으로 바이올린의 몸체를 제작하는 일이다. 이는 바이올린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부분으로, 사실상 바이올린 제작의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앞판 뒤판을 합치기 전에 먼저 바이올린 몸체의 모양이 될 형틀을 제작한다. 형틀에는 내부 형틀과 외부 형틀이 있다. 이탈리아 전통 방식은 내부 형틀을 사용하나, 어떤 공방들은 프랑스에서 유래한 외부 형틀로 모양을 잡는다. 내부 형틀을 완성하면, 내부 형틀에 나무 블럭을 붙여서 깎고, 옆면을 형틀에 맞춰 구부린 뒤에 접착해준다. 이 다음에 라이닝이라 불리는 나무띠를 두르고, 마찬가지로 접착해준다. 보통 이 작업을 앞판과 뒤판 제작 전에 한다.
옆판 제작이 완료됐다면, 그 모양에 맞춰 목재를 다듬어 앞판과 뒤판을 제작하고, 역시 접착해준다. 이후 여러 공구를 사용하여 외부 아칭이나 내부 두께 작업 등 여러 세부 작업을 한다.

f- 홀 제작

다음은 앞판에 f-홀이라고 불리는 구멍을 제작하는 과정이다. f- 홀은 기타를 제외한 현악기에는 없는 구조로, 소리를 조절하고 증폭하는 등 바이올린의 음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기타의 사운드 홀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f- 홀은 3의 외부 아칭에 대략적으로 잘라낸 뒤 칼로 세밀하게 다듬는다.

넥과 헤드 제작

다음은 지판과 페그가 있는 넥과 헤드를 제작하는 과정이다. 넥과 헤드는 모양을 잡아 깎아 주면 되는데, 넥은 아랫부분이 둥글고 위에서 봤을 때는 위로 갈 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의 모양을 가지는 형태고, 헤드는 소용돌이와 유사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아래 스케치는 헤드의 모양을 개략적으로 나타낸 도면이다.

헤드는 페그를 넣어야 하기 때문데 구멍을 뚫어놔야 한다.

바니쉬 칠하기

바니쉬는 바이올린의 겉면에 칠한다. 구글에 검색하면 '바이올린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바니쉬를 칠한다'라고 쓰여 있는데, 그 이유보단 바이올린의 부식이나 변질을 방지한다. 바니쉬를 칠하기 전과 후 소리도 미세하게 다르다.(물론 바이올린에 아주 관심이 많거나 귀가 아주 예리하지 않은 이상 알아채기 힘들다.) 바니쉬에는 알코올 바니쉬, 오일 바니쉬, 믹스 바니쉬가 있는데, 이들을 이용하여 바이올린의 겉면을 코팅한다. 코팅제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현 장착 및 조율

마지막으로 페그에 현을 감은 후 고정하고, 최종적으로 조율까지 마치면 바이올린 제작이 끝난다.

이로써 바이올린 제작은 완성된다. 사실 똑같은 재료로 똑같이 만들더라도 바이올린은 소리가 다르다. 사용한 사람에 따라, 연주한 곡에 따라 바이올린이 내는 소리가 다르고, 연주했을 때 어울리는 곡도 달라진다. 이를 연주자들을 '바이올린을 길들인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오래된 악기일수록 소리가 더 깊고, 독특해진다. '올드' 악기가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기도 하다.

결론

지금까지 바이올린 제작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바이올린의 제작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소개한 것 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을 통해 완성이 된다. 그 만큼 바이올린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람에게 쓰이고, 길들여져 비로소 그 바이올린의 개성이 생긴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악기, 그게 당신이 연주하는 바이올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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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Gian

25 KSA, violinist(amateur). Likes physics, astronomy and other science subjects. Loves reading and drawing. Member of Stellus Fretus and physi-KYPT. Fan of classical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