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Music - 3. Drums
드럼에는 심벌이 있다. 드럼을 봤을 때 금속 원반이 스탠드 위에 얹어져 있는 것이 전부 심벌이다. 그리고 이 심벌은 기본적인 유형을 넘어 다양한 유형이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드럼을 연주하며 기본적인 하이햇, 크래쉬, 라이드는 당연히 쳐봤고 이 외에도 가끔 공연 때 스플래쉬나 트래쉬 심벌을 사용한다. (그건 필자가 속한 밴드인 스터전과 달리 루니 써실에는 스플래쉬와 오존 트래쉬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심벌의 여러가지 유형 중 일부를 알아보기 전에, 이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배경 지식들 몇 가지를 알려주겠다.
우선 드럼스틱은 크게 6부분으로 나뉜다. 솔직히 글보다는 사진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니 아래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드럼스틱 하나로 글을 쓸 의향이 있다.)

심벌에 가장 자주 쓰이는 3가지 재질은 B20(80% 구리 + 20% 주석), B8(92% 구리 + 8% 주석), Brass(70% 구리 + 30% 아연)가 쓰인다. B20, B8은 청동이고 Brass는 황동이다. B20이 가장 고급으로 풍부한 느낌이 들고, B8은 중급으로 B20에 비해서는 단조로운 소리가 난다. Brass는 입문자용으로 소리가 가장 단조롭고 금속의 소리가 강하게 난다. 필자는 주로 오케스트라용 드럼에 B20, B8을 사용하고 락/메탈용 드럼에 B8, Brass를 사용한다.
1) Crash (크래쉬)

크래쉬는 '심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심벌일 것이다. 주로 드럼에 앉았을 때 기준 왼쪽 뒤에 존재한다. 크래쉬는 약 2마디 혹은 4마디 정도를 주기로 첫 박자에 들어간다. 곡을 들을 때 마디 앞 부분에 '챙' 하며 퍼지는 소리가 난다면 주로 크래쉬이다. 크래쉬를 칠 때는 드럼스틱의 숄더 부분으로 엣지를 쳐야 소리가 잘 난다. 필자처럼 샤프트로 치다가 손을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크래쉬는 주로 16" ~ 18" 사이의 직경을 가진다. 이보다 작은 크래쉬는 더 짧은 소리를 낼 때, 이보다 큰 크래쉬는 더 풍성한 소리를 낼 때 쓰인다.
2) Hi-Hat (하이햇)

하이햇은 기본적인 박자를 정해주는, 사실 크래쉬보다도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벌이다. 곡에서 주로 4분음표, 8분음표 단위로 들리는 '칫' 소리가 이 하이햇이다. 하이햇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연주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하이햇에는 페달이 달려있다. 그리고 심벌 부분을 보면 2개의 심벌이 마주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페달이 이 두 심벌 사이의 거리를 조절한다. 페달을 아예 밟지 않으면 두 심벌 사이에 1cm 가량의 틈이 유지된다. 이때 하이햇을 치면 '치이이-' 하며 퍼지는 소리가 난다. 이것을 오픈 하이햇이라고 한다. 페달을 약하게 밟아 두 심벌이 맞닿게 두고 치면 '치익' 하며 두 심벌이 서로 진동하다가 끊기는 소리가 난다. 이것을 하프 오픈 하이햇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아예 두 심벌이 강하게 붙어서 진동조차 하지 않는다. 이때 '칫' 소리가 난다. 이것을 클로우스드 하이햇 내지 닫힌 하이햇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너무 강하게 밟으면 심벌이 손상될 수 있으니 조심하자. 필자의 경험담이다. 또한, 페달을 밟으면 자연스럽게 두 심벌이 서로 충돌하며 작은 '칫' 소리가 나는데 이 기법을 페달 칙이라고 부른다.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주로 펑크류에서 많이 쓰인다.
하이햇은 숄더 부분으로 연주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팁으로 표면을 치는 경우도 있다. 주로 닫힌 하이햇 상태에서 많이 쓰는 방식이다.
하이햇의 직경은 주로 14"이다. 이는 크래쉬보다 살짝 작은 크기이다.
3) Ride (라이드)

라이드는 가끔 하이햇 대신 쓰이는 심벌이다. 하이햇이 주로 팝이라 락에서 쓰인다면, 라이드는 주로 재즈나 블루스 등에서 쓰인다. 그만큼 하이햇보다는 고급적인 소리가 난다. 라이드 또한 연주하는 방법이 3가지가 있다. 이때는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 표면을 팁으로 두드리면 '딩-' 소리가 나는데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라이드 연주법이다. 라이드를 잘 보면 가운데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컵 또는 벨이라고 한다. 컵의 표면을 숄더 부분으로 때리면 '깡' 소리가 나는데 이것이 라이드 벨이다. 마지막으로 라이드의 엣지 부분을 숄더 부분으로 강하게 내리치면 크래쉬와 같지만 훨씬 풍부하고 웅장한 소리가 나는데, 이것이 라이드 크래쉬이다. 필자는 크래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곳에서 악센트를 줄 때 이 라이드 크래쉬를 사용한다.
라이드의 직경은 주로 20"가 표준으로 크래쉬보다 더 크다. 사실 많은 경우 드럼 전체에서 베이스 드럼 다음으로 이 라이드가 가장 직경이 크다.
4) China (차이나)

지금까지 소개된 크래쉬, 하이햇, 라이드는 드럼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심벌이었다면, 지금부터 소개되는 심벌들은 부가적인 심벌로 음악에 더욱 풍부한 음향을 제공하기 위한 심벌들이다.
그 첫 번째 주자는 바로 차이나 심벌이다. 이름 그대로 중국 심벌이다. 상급자용 드럼에는 항상 존재한다. 동양의 악기 징에서 영향을 받은 심벌이다. 치면 '챵' 소리가 난다. 일반적으로 중앙이 나머지에 비해 위쪽으로 올라와 있는 완만한 원뿔 형태의 다른 심벌들과 달리 차이나 심벌은 가운데가 움푹 오목하게 들어가 있고 밖에서 한번 다시 꺾여서 끝부분은 다시 내려가는 형식이다. 이때 꺾이는 부분을 플랜지 엣지(flanged edge)라고 부른다.
직경은 주로 16" ~ 18" 사이가 가장 흔하고 14" ~ 15" 부근에 플랜지 엣지가 있다.
5) Splash (스플래쉬)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스플래쉬 심벌은 다른 심벌들에 비해 매우 작다. 주로 직경은 10" 정도 된다. 때릴 때 '칭' 소리가 나고 중간중간 아주 얇은 이펙트를 줄 때 사용한다. 또한, 매우 가벼워서 칠 때 거의 감각이 없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아주 좋아하는 심벌이다.
6-1) Double China Stack (이중 차이나 스택)

지금부터 소개할 3가지는 스택 심벌이다. 2개 이상의 심벌을 하나의 스탠드에 고정한 상태로 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처음으로 소개할 스택 심벌은 이중 차이나 스택, 또는 더블 차이나 스택이다.
더블 차이나 스택은 말 그대로 차이나 심벌 2개를 마주보게 붙여둔 것이다. 위 심벌의 엣지를 숄더 부분으로 타격한다. 쳤을 때 일반적인 차이나보다 더 쨍하고 짧은 소리가 난다.
6-2) Clap Stack (클랩 스택)

클랩 스택은 아마 여기에 존재하는 가장 특이한 심벌이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이 형태와 소리 때문에 가죽으로 만든 가짜 심벌인가 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클랩 스택은 주로 휘어져있는 평평한 심벌 2-3개를 중심에서 강하게 고정한 형태이다. 치면 '짝' 소리, 진짜 이름 그대로 박수 소리가 난다. 심벌끼리 부딪히며 그 마찰로 소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직경은 주로 가장 큰 심벌이 14"고 위로 갈수록 2"씩 줄어드는 형식이다.
6-3) Custom Stack (커스텀 스택)

앞에서도 말했듯, 스택 심벌에는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 그냥 독자가 원하는 대로 심벌을 쌓으면 그것이 곧 하나의 새로운 스택 심벌이 된다.
심지어 이런 스택 심벌도 있다...

7) Trash Cymbals (트래쉬 심벌)

마지막으로 알아볼 심벌은 트래쉬 심벌이다. 트래쉬 심벌은 이펙트 심벌 중 하나이다. 주로 심벌에 구멍을 뚫거나 고의로 불규칙하게 휘어서 만든다. 이로써 심벌은 더 날카롭고 쨍한 소리가 난다. 크래쉬에 구멍을 뚫으면 트래쉬 크래쉬, 차이나에 뚫으면 트래쉬 차이나, 등의 이름이 붙는다.
글에 소개된 심벌 외에도 수많은 심벌들이 존재한다. 심벌 하나하나는 독특한 소리를 내고 그것이 드럼 리프를 완성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드럼을 생각하면 둥둥거리는 킥, 스네어, 탐탐을 생각하기 쉽지만, 심벌이 온전한 드럼을 완성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