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Palaeontology - 1. 화석

Series : PALAEONTOLOGY Jun 12, 2025

아주 쉬운 고생물학 - 1.화석

여러가지 화석과 그 의의

지난 이야기

자, 모두들 탑승 하셨나요? 저희는 지금부터 아주 장대한 대 서사시의 시작점 이자 저희의 첫 번째 행선지인 46억년 전 태양계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아주 먼 과거인 만큼 꽤 오랜 시간이 소요 될 예정이니 미리 화장실을 꼭 들러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저희의 '최첨단' 타임머신에 화장실이 없을 리 없지만, 이렇게 오랜 과거를 거슬러 가는 도중에 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지금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럼 모두들 준비 되셨나요? 그럼 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각 좌석 앞에 있는 안전 규정집을 제발 읽어 주시기 부탁 드립니다. 회사 방침 상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고객 분들이 규정을 숙지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출발하지 못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모두 다 읽으셨죠? 정말 몸이 근질거려 못 참겠군요. 이제 진짜 여행을 시작해 보도록 하겠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서, 출~발! ~ 🚀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꼬마 손님. 밖에 뭔가 보이시나요? 아무것도 안 보여 지루하다고요? 하하하, 그럼 당연하죠! 저희는 지금 어마무시한 속도로 시간을 역행 해서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자, 자 손님 여러분, 핸드폰은 잠시 내려두고 앞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물론 곧 연결이 끊기긴 할 테지만 말이죠). 여러분들께서 비싼 돈을 주고 저희 <과학 여행사>의 <아주 쉬운 고생물학 여행> 상품을 찾아 주신 만큼 이 그냥 대충 흘려보고 사진 몇 장 찍고 돌아가는 것 보다는 여행을 진짜 즐기고 가는 것이 좋겠지요? 제 생각에 여기 계신 분들 중에서 고생물학에 대해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은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습니다! 저희가 첫 번째 행선지에 도착할 때 까지, 또는 장소를 이동하는 틈틈이 고생물학의 제대로 된 이해와 즐김을 위해 저희 여행사가 제공하는 강습 상품인 <고생물학 뜯어보기> 프로그램을 무려 '무료로' 진행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엄, 왜 이렇게 반응이 별로죠...? *신나는 박수 소리* 그럼, 그럼, 이렇게 박수도 좀 쳐주고 그래야 제가 또 설명할 맛이 나죠! 네, 그럼 이제 호들갑은 그만 떨고 오늘의 첫 번째 특강, 지금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석

자, 오늘이 이번 투어의 본격적인 시작인 만큼, 친숙하고 쉬운 예기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설명해 드릴 내용이 뭔가~ 하면 바로 '화석' 입니다. 여러분들이 '고생물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는 아마 '화석' 일 것입니다. 물론 고생물학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유튜브나 뉴스에서 보거나, 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고생물학자들이 주로 연구하는 대상이자 고생물학자들과 절대로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화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화석이 무엇이고, 이들이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로 이 '화석' 이 뭔지, 어떻게 구분하고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 지에 대해서 대략적인 윤곽을 잡아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이 다음에 화석과 관련된 더 자세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나왔을 때 더 잘 이해하실 수 있겠지요? 물론 이번이 첫 번째 수업이기 때문에 가볍게 진행 할 예정이니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걱정 할 필요는 없답니다.

우선 ‘화석(化石, Fossil)’의 사전적 정의는 ‘지질시대에 생존한 생물의 뼈를 비롯한 신체 부위, 혹은 발자국과 같은 생활 흔적 이 퇴적물 중에 매몰된 채로 또는 지상에 그대로 보존되어 돌이 되어 남은 것’ 입니다. 그러나 꼭 퇴적층 속이 아니더라도 타르 피트나 빙하 속에 뭍혀 있던 것들도 일종의 화석이라 부릅니다. 보통 화석은 1만년 이상의 세월은 흘러라 ‘화석’이라 부르기 때문에 역사 시대 전쟁터의 사람의 뼈나 최근에 버려진 치킨의 뼈,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람이 만든 유물 등은 모두 화석 취급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알아 두어야 할 사실은 아주 소수의 화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석은 뼈나 골격 그 자체가 남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있던 자리를 다른 광물이 채우면서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화석이 공룡의 사체다’ 이런 말들은 엄밀히 말하면 모두 틀린 말이지요.

1. 왼쪽 위: 우리가 잘 아는 Tyrannosaurus rex 의 화석 ; 2. 오른쪽 위: 빙하 속에 갇혀 죽은 후 시간이 흘러 발견된 Mammuthus primigenius 새끼의 화석. 빙하 속에서 보존 된 덕분에 놀랄 만큼 높은 보존율을 자랑한다. ; 3. 왼쪽 아래: 먹다 남긴 치킨 뼈. 당연히 화석이 아니다. ; 4. 오른쪽 아래: 제주도에서 발견 된 토기. 생물도 아니고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되었어도 화석이라 부를 수 없다.
화석의 분류

과학자들은 이런 화석을 더 쉽게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하고 나누기도 합니다. 우선 화석이 생물의 흔적이다 보니까 원래 생물의 종류에 따라서 동물화석, 식물화석 같은 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석으로 알아 낼 수 있는 정보에 따라 '표준화석' 과 시상화석'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표준화석(標準化石, index fossil)은 지층이 쌓인 순서를 판별하거나 지층이 쌓인 시기를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화석을 말합니다. 표준화석은 해당 생물이 특정 시기에 발생하고 특정 시기에 멸종해서 해당 생물이 살았던 시기의 지층이 쌓인 시기를 쉽게 판별할 수 있게 해주고, 지구 전역에 분포해서 어디서든 발견되는 표준화석은 서로 다른 지역 간의 시간대 비교에 있어서 특히 더 중요합니다. 예시로는 중생대의 공룡과 암모나이트, 고생대의 삼엽충, 신생대의 화폐석, 각 시대마다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진 유공충 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시상화석(示相化石, facies fossil)은 지층이 쌓인 장소의 특정한 기후 환경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화석을 말합니다. 이들은 생전에 환경 변화에 민감해 분포 지역이 좁은 편이며 생존 기간이 길어 이 화석이 발견된 지역의 과거 환경을 추리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예를 들어 따듯하고 얕은 바다에 사는 산호, 습하고 온난한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고사리, 또는 조개 화석 등이 있습니다.

1. 왼쪽 위: Perisphinctes choffati 쥐라기 후기에 살았던 암모나이트의 한 종류. 암모나이트는 고생대 데본기에 처음 출현하긴 하였으나 중생대에 들어 번성하며 다양하게 진화하여 중생대의 대표적인 표준화석이 되었다. 특히 이 속은 쥐라기 후기의 표준화석이기도 하다. 베를린 자연사 박물관 소장. ; 2. 위쪽 가운데: Asaphus kowalewskii 고생대의 표준화석으로 대표적인 삼엽충의 한 종류이다. 사진 속의 종은 오르도비스기에 살았던 종 인데, 달팽이와 같은 축 끝에 눈이 달려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필드 자연사 박물관 소장. ; 3. 오른쪽 위: 신생대 제 3기 에오세~마이오세의 표준화석인 화폐석. 지금은 멸종한 단세포 생물이 만든 원판 모양의 거대한 껍데기이다. 물론 미생물 기준에서 거대한 것이지 실제 크기는 수 cm 정도이다. 빈 자연사 박물관 소장. ; 4. 왼쪽 아래: 다양한 형태의 유공충 껍질. 위의 화폐석과 비슷하게 단세포 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단단한 껍질이다. 이 껍데기의 형태에 따라 시대를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유공충이 사는 환경을 분석함으로써 시상화석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 5. 아래쪽 가운데: Prismatophyllum 육방산호의 일종으로 생각되어지는 산호의 화석. 산호는 대표적인 시상화석으로, 이 화석이 발견된 장소는 과거 온난하고 얕은 바다임을 추측 할 수 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 소장. ; 6. Pecopteris 속에 속하는 한 고사리의 화석. 데본기에 처은 등장해 페름기에 기후변화로 멸종되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고온다습한 지역에 잘 사는 고사리는 매우 좋은 화석이 발견된 지역의 환경에 대해 알려주는 귀중한 시상화석이다. 일리노이 주립 박물관 소장.

마지막으로 생물의 어떤 부위가 화석이 되었는지에 따라 생흔화석체화석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먼저 생흔화석(生痕化石, trace fossil)은 흔적 화석으로도 불리며, 생물의 사체가 아니라 발자국이나 생물이 의도적으로 파낸 굴, 똥, 꽃가루 등 생물이 남긴 흔적이 화석화된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정말 많이 발견되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나 고대 비버의 일종인 Palaeocastor 가 남긴 ‘악마의 코르크 따개’ 라고도 불리는 땅굴 화석이 있습니다. 체화석(體化石, body fossil)은 말 그대로 생물의 뼈, 피부 같은 몸의 일부가 화석화된 것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위에서 많이 봐오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화석' 하면 떠올리는 공룡 뼈 화석이나 냉동 매머드 미라 등은 대부분 체화석 이지요.

대표적인 생흔화석 중 하나인 공룡 발자국 화석.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이 발견되며, 보존 상태가 좋고 희귀한 종류가 많아 전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다. 고성 덕명리 소재.
신생대 올리고세 말~마이오세 초에 살던 Palaeocastor라는 고대 비버가 파 놓은 땅굴 화석. ‘악마의 코르크 따개’라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과거 생물이 파 놓은 굴이나 긁은 흔적, 발자국 등도 생흔화석으로 불리며 고생물학 연구해 중요한역할을 한다. 미국 내브래스카 주 Agate Fossil Beds National Monument소재.

이렇게 직접 사진을 보며 설명드리니까 훨씬 이해하기 좋지요? 네? 갑자기 튀어나오는 영어니, 어려운 한자 용어에 정체를 모르겠는 시대까지...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고요? 괜찮습니다, 걱정할 필요 전혀 없어요. 대부분의 승객 여러분들께선 아직 고생물학이 생소하실 테니까요. 그게 바로 제가 있는 이유기도 하고요. 앞으로 몇 번에 걸쳐서 저희 여행을 200% 즐기기 우해 필요한 사전 지식들을 아주 꼼~꼼히 알려드릴 테니까 저만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오늘은 여러가지 종류의 화석을 통해 얼마나 오래전에 살던 생물인지, 그 생물이 살던 환경은 어땠는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해 두면 된답니다. 하나도 어렵지 않죠?

에필로그

자, <고생물학 뜯어보기> 첫 번째 시간은 다들 어떠셨나요? 좀 유익하셨나요?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라면서 이만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곧 있으면 제공 될 점심 맛있게 드시고 저는 오후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봬요! 아, 참고로 저희 여행에서의 첫 식사인 만큼 남 부럽지 않게 공들여 준비해 뒀으니 기대하셔도 좋답니다! 그럼 아래층으로 모두들 이동해 보실가요?

참고문헌
화석
化 石 | Fossil 지질 시대 에 생존한 생물 의 뼈를 비롯한 신체 부위, 혹은 생물 의 발자국 과
화석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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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eungho

고생물학 오타쿠.